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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5. 남은 무리―이사야

이사야는 아모스보다 약 20~30년 뒤, 우찌야왕이 죽던 해부터 요담(B.C. 742~734년 재위), 아하즈(B.C. 734~728년 재위), 히스키아(B.C. 728~699년 재위) 등 3대에 걸친 왕정하의 예루살렘을 무대로 4년을 활동했다. 그 동안에 아모스의 예언대로 북왕국 이스라엘이 함락되고(B.C. 722년), 남왕국 유다도 속국(陽國)이 되는 쓰라린 사건들이 일어났는데, 그 같은 민족적 위기의 한가운데서 일생을 바쳐 싸운 예언자가 바로 이사야이다.

그는 아모스 같은 무명(無名)의 목동이 아니라, 예루살렘 귀족의 후예로서 상류층에 속했기 때문에 왕궁에 드나들며 세력권과 접촉할 수 있었다.

그는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진 사람이 아니라, 긴 세월을 긴박한 사회적국제적 위기 속에서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왕을 비롯한 지배층들과 대결하면서 정도(正道)를 호소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예언자보다도 현실적이고 그 활동이 다이내믹하다. 그에게는 아모스와 호세아 두 선배의 사상을 계승한 흔적이 뚜렷한데, 하느님의 심판의 준엄성과 아울러 그의 자비로움을 확신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이사야의 글이나 그에 관한 글은 이사야서 1~39장이다. 40~55장과 56~66장은 뚜렷이 구분된다. 첫 묶음(1~39장)은 이사야의 글과 그에 관한 서술로서 이사야 자신과 그 제자의 글로 볼 수 있으나, 그 다음의 것은 전혀 다를 뿐아니라 누구의 것인지 알 길이 없어 편의상 제2이사야서, 제3이사야서라고 부른다.

요담시대에는 신흥왕국인 아시리아가 위협적인 세력이었다. 그것은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인접 군소국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요담은 그의 부왕 우찌야시대의 번영을 이어받았으나 외세의 침공에 떨고 있었다. 이에 시리아, 에브라임 등이 주축이 되어 동맹을 맺고 아시리아에 협조하기로 했는데 유다에게도 이에 가맹하도록 요청했으나 아시리아를 두려워한 요담은 이에 불응함으로써 그 동맹세력의 공격을 받는 상태에서 죽었다. 그 뒤를 이어 왕이 된 아하즈는 이 어려운 과제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그는 제힘으로 저들과 결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아시리아의 세력을 업고 해결하려고 했다. 따라서 그는 피상적인 외교에만 의지했다. 이사야가 아하즈에게 이르기를, "너는 야훼 너의 하느님께 징조를 보여 달라고 청하여라. 지하같은 데서나 저 위 높은 데서 오는 정조를 보여달라고 하여라"(7, 11)라고 한다. 이것은 지평선상에서 무슨 해결을 구하지 말고 지평선 너머에서 어떤 해결을 구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하즈는, "아닙니다. 나는 징조를 구하여 야훼를 시험하지는 않겠습니다" 하고 응수하는 데, 이 짧은 대답에서 아하즈의 사람됨을 엿볼 수 있다. 즉, 그럴듯한 말로 정면거부는 하지 않았으나 그는 그런 충고를 상대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용감하게 대결할 결단도 없고, 그렇다고 하느님에게 구원을 청할 믿음도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계속 자신의 '잔꾀'에만 의존하다가 이사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시리아에 붙었는데(열왕하 16, 7), 그 결과는 아시리아군으로 하여금 북왕국 이스라엘과 지중해 일대, 요르단 동부지역과 갈릴래아 북부지방을 공격, 약탈하게 했고 마침내 남왕국 유다 자체에도 위협이 되어 엄청난 조공과 종교적 아첨으로 사실상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결하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열왕하 16, 9~20). 이때 이사야는 연금상태에 있었다(이사 8, 16에 반영).

이사야는 아하즈시대를 암흑시대로 본다. 그것은 비단 유다만 아니라 그 주변의 여러 종족국가들에게도 해당된다. 그러므로 이사야는 '화 있으라'는 뜻의 히브리 말 "호이"를 연발하는데, 이것은 아모스와 미가 당대에만 볼 수 있는 외침이다.

사실상 아하즈의 비열한 정치로 이스라엘은 날로 황폐해져갔다. 아시리아에 의해 북왕국 이스라엘의 수도인 사마리아가 함락되고 마침내 북왕국 이스라엘이 망했는데(B.C. 722년), 그 동안 남왕국 유다도 메대의 공격을 받았으며, 피상적 외교비로 국고를 탕진하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그때의 상황을 이사야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너희의 땅은 쑥밭이 되었고 도시들은 잿더미가 되었으며
애써 농사지은 것을 남이 약탈해가도 보고만 있어야 하니
아! 허물어진 소돔처럼 쑥밭이 되고 말았구나.
수도 시온은 포도밭의 초막,
참외발의 원두막, 파수꾼의 망대처럼 외로이 남았구나(이사1, 7~8).

그는 왕을 비판하는 동시에 지배계층에 준엄한 화살을 쏘아댄다. 저들은 부요함에 눈이 어두워져 자기들이 당한 위기를 볼 눈이 없었다. 그들은 기득권 보전과 그것을 증대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었다. 그것은 바로 가난하고 이름없는 계층을 착취하는 것으로 실현해가고 있었다(이사 3, 14~15).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현상이 있었다. 그것은 하느님에게 바치는 제사를 열심히 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야훼종교가 기복종교(祈福宗敎)로 퇴락했음을 말해준다. 기복종교는 위기일수록 가난한 자와 기득권자에게 퍼지는 법이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 종교활동은 가난한 자로서는 실존의 위협에서 걸어보는 마지막 기대에서하는 행위인데 반해, 기득권자는 이미 가진 것을 사수하기 위해 하는 행위이다. 위기일수록 기복을 약속하는 신흥종교가 중간충을 뺀 위와 아래 계층에 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일련의 풍조에 대해서 이사야는 다음과 같이 예언한다.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
집을 연달아 차지하고 땅을 차례로 사들이는 지들아!
빈터 하나 남기지 않고 온 세상을 혼자 살듯이 차지하는 지들아!
만군의 야훼께서 내 귀에 대고 맹세하신다.
'많은 집들이 흉가가 되어 제아무리 크고 좋아도 인기척이 없게 되리라'(이사 5, 8~9).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
새벽부터 독한 술을 찾아나서고
밤늦게까지 술독에 빠져 있는 자들아!
수금과 거문고, 소구와 피리소리 들으며 술이나 마시고
야훼께서 하시는 일에는 관심도 없으며……(이사 5, 11~12).

무엇 하러 이 많은 제물들을 나에게 바치느냐?
나 이제 수양의 번제물에는 물렸고
살진 짐승의 기름에는 지쳤다.
……
도대체 누가 너희에게 내 집뜰을 짓밟으라고 하더냐?
더 이상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말아라(이사 1, 11~12).

이처럼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를 거부하는 것은, 그 예배목적이 이기심에 연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참 예배는 그의 뜻을 행하는 이상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정의란 언제나 약자, 가난한 자, 눌린 자, 버려진 자의 편에 서는 행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점은 아모스와 같다.

내 앞에서 악한 행실을 버려라.
깨끗이 악에서 손을 떼어라.
착한 길을 익히고 바른 삶을 찾아라.
억눌린 자를 풀어주고, 고아의 인권을 찾아주며
과부를 두둔해주어라(이사 1, 16~17).

그렇지 않으면 "의지하던 빵도 없어지고 용사, 군인, 재판관, 예언자, 점쟁이, 장로, 장교, 귀족, 고문관 등이 다 몰아내지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이사 3, 1-4).

지배층의 부패는 여인들의 사치와 결부되어 있다. 여인들은 부정한 치부를 허영으로 노출시키고, 권모술수나 아첨으로 얻은 권력을 천하에 폭로 하는 역할을 한다. 이사야의 시대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는 그런 여인들을 공격하는 일을 빼지 않았다.

시온의 딸들은 잘난 체 목을 빼고
추파를 던지며 돌아다니고
발목으로 잘랑잘랑 소리나 내며 이리저리 꼬리치고 돌아다닌다.
그런즉, 주께서는 시온의 딸들의 정수리를 버짐 먹게 하시고 그들의 머리를 밀어버리리라(이사 3, 16~17).

어디를 보나 암흑시대며 이스라엘에게 희망을 걸 수가 없었다. 그러면 이사야는 덧없이 정열을 낭비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는 왕에게 지평선 위나 아래에서 어떤 가능성을 구하라고 했듯이, 그는 지평선 너머에서 오는 '구원의 새싹'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그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는 다윗왕조를 근본적으로 부정했다(이사 7, 13). 그 대신 그는 새로운 희망이 싹터옴을 보았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마태 1, 23).

이 상징적인 말은 신약에서 예수의 탄생을 해석하는 데까지 인용 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처녀'가 누구인지는 전혀 알 길이 없다(처녀로 번역된 '아루마'는 희랍어 역의 '팔테노스'처럼 반드시 처녀를 의미하지는 않고 여인이라는 뜻이다). 임마누엘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한다'는 뜻으로 구원을 말한다. 그러면 이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새로운 구원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메시아 사상과 메시아 시대의 유토피아적 환상으로 발전한다. 이사야서 11장은 저 유명한 사상 최고의 아름다운 나라의 서사시이다. 결국 구원은 역사적 혁명으로 가능한데, 그것은 하느님의 구원행위로써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중대한 사실을 지적한다. 그것은 '남은 자'에 의해서 새 출발이 되리라는 것이다.

그날에, 이스라엘의 남은 자와 야곱 가문의 생존자는 자기들을 치기나 할 자를 다시는 의지하지 아니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하느님 야훼를 진심으로 의지하리라.
남은 자가 돌아온다.
용사이신 하느님께로.
야곱의 남은 자가 돌아온다.
이스라엘아, 너의 겨레가 바다의 모래 같다 하여도 살아남은 자만이 돌아온다(이사 10, 20~22).

이것은 B.C. 734년에 아시리아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일부 이스라엘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들이 바로 이사야와 뜻을 같이하는 그룹으로 짐작된다. 요는 이스라엘 전체가 선민이라는 사상이 현실적으로 거부되고, 하느님의 관여는 그것이 축복이든 저주이든 이스라엘을 둘로 갈라놓은 것을 의미하며, 그 한쪽이 '남은 자'로서 새 시대를 이루어나갈 역군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그는 이제 포로에서 돌아온 '적은 무리'를 기다리며, 그날을 대비해서 조용히 제자들을 기르고 있었는데, 그는 그들을 "이스라엘에 세워주신 징조와 표"(이사 8, 18)라고 한다. 그것은 그가 박해를 받아 공적 활동을 금지당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제자들이 보는 데서 증거문서를 묶고 이 가르침을 인봉한다"(이사 8, 16)는 것이 바로 그의 연금상태를 가리킨다. '남은 자'에 대한 그의 사상이 단순히 새로운 정치안정에 대한 희망이었다면 그는 망상을 한 것이 된다. 왜냐하면 유다가 점점 사경(死境)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 '남은 자'의 사상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궁극적인 구원과 연결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정치적 상황에서 체념하거나 절망하는 일이 없었다.

참고문헌

김재준, 「이사야의 임마누엘 예언 연구」, 『김재준 저작전집』 1(한국신학대학 출판부, 1971).

김찬국, 「이사야의정치관」, 『기독교사상』 제139호(1969. 12).

김영일, 「가난한 자들에 대한 이사야의 이해」, 『신학사상』 제63호(1988. 겨울).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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