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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7. 해골의 부활―에제키엘

예레미야가 유다의 위기 앞에서 그 멸망을 사전에 막아보려고 몸부림친 예언자였다면, 에제키엘은 이미 유디를 멸망시킨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사람들 속에서 더불어 고난하면서 정도(正道)를 가르친 예언자이다.

상징적 언어를 쓰는 것은 박해하에서 씌어진 문서의 특징이다. 그러므로 그런 문서일수록 곳곳에 묵시문학적 서술양식이 보인다. 에제키엘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상은 그의 선구(先驅) 예레미야의 정신권에 있다. 예레미야는 포로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글을 보냈는 데, 에제키엘은 그것에 호응해서 그 뜻을 그들의 현장에서 재천명했다.

그는 유랑지 바빌론 그발 강가에서 신의 계시를 본다(에제 1장). 그 계시에서 중요한 것은 신의 옥좌가 바빌론과 예루살렘 사이를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미 야훼가 이스라엘에만 정착한 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신은 세계를 누비면서 그의 뜻을 역사에 펴 나가는 신이다.

에제키엘서는 이스라엘 역사를 재해석하는데, 그 결론은 이스라엘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캐내는 데 있다. 그는 안일하게 민심에 편승하는 예언자가 아니라, '불구원의 예언자' 대열에 섰다.

그의 역사 서술은 예루살렘이 함락되는 전후를 회고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반역의 민(民)'이라는 결론을 내리고(에제 2장), 그렇기 때문에 수난당할 수밖에 없으며, 하느님의 영광이 예루살렘에서 바빌론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에제11, 22~25). 그런데 그는 이 반역의 역사를 소급해서 찾아낸다. 다윗왕조(에제 17, 19장), 그리고 출애굽 이래의 이스라엘에게 이미 심판의 씨가 배태됐다. 예루살렘은 바로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의 얼굴이다. 그러나 그는 그 예루살렘의 죄를 신랄하게 폭로하며(22장), 이미 성도(聖徒)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그린다(24장).

네 족보를 캐어보면
너는가나안 출신이다.
네 아비는 아모리인이요
어미는 헷 여인이다(에제16, 3).

이것은 이스라엘이 이미 자기를 상실한 것을 야유하는 것이며, 이스라엘의 선민사상을 철저히 부수어버리는 선언이다.

그러나 철저한 부정은 새것에 대한 철저한 긍정이다. 에제키엘은 이스라엘의 유산을 철저히 쳐부숨으로써 완전한 새 출발을 기대한다. 그러므로 그는 급전하여 새로운 비전을 본다.

그는 골짜기를 보았다. 그 골짜기에는 다 말라버린 해골이 가득히 널려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흩어진 뼈들이 본래대로 마주 붙어버리고 그 뼈 위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생기고 피부가 생쳤다. 그 다음에 저들의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더니 곧 대군(大軍)을 이루었다. 이것은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서 새로 탄생한 이스라엘이었다(에제 37장).

에제키엘이 말하는 이 계시는 중요한 것들을 시사한다. 확실히 이스라엘은 죽었다. 저들 자체에서는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것으로 끝날 수 없다. 아니, 저들은 하느님이 택한 민족이다. 버려진 민족이 아니다. 에제키엘은 삶의 방향을 지시한다. 그것은 들판의 해골과 같이 썩어버린 이 민족이 사는 길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해골이 부활하는 것 같은 인간혁명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며, 이 혁명은 또한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에제키엘에게는 그 민족에 대한 극단의 절망과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불타는 염원, 새로운 희망의 불길이 맹렬하게 일고 있다. 그는 그의 선구인 예레미야에게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것은 이 민족의 부활은 이스라엘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다시 살아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이스라엘이라는 전체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우선 떼어놓는다. 십계명은 하느님이 이스라엘에게 연대책임을 지운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아비의 죄값은 그 자손 3, 4대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했고, 의로운 자의 공로는 수천 대에까지 미치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이스라엘은 파멸되었고 책임의 거점은 어느 곳에도 없다. 저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을 뿐이다. 전체로 서의 이스라엘은 하느님 앞에 무책임했다. 그러므로 심판이 내려졌다. 에제키엘은 이스라엘의 흩어진 각 사람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다시 하느님 앞에 책임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아바의 죄값이 자손에게까지 이른다는 주장을 극구 부정하며, 의인의 공적이 다른 사람에게 미친다는 주장마저도 봉쇄한다(에제 18, 1~4). 이것은 분명히 전통적인 사고와 다르다. 그러나 에제키엘의 주장은 각 개인이 자기의 불행의 원인을 조상에게 미루거나 반대로 어떤 의인이 자신의 공적에 기댐으로써 자기가 지어야 할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를 봉쇄하자는 데 있다.

이제 이스라엘이 살 길은 각 사람이 제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존재로서 서는 길밖에 없다. 전체 이스라엘의 재건에 앞서 각 개인의 혁명이 와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이 개인은 물론 고립된 개인은 아니다. 저들은 전체 이스라엘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러기에 에제키엘은 개인 속에서 전체를, 전체 속에서 개인을 찾자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에제키엘도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사상과 다를 바 없다. 그는 다만 이 절단된 현실에서 개인의 각성과 그 책임성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구체화될 때에만 이를 극복할 새 가능성이 싹트리란 것을 계시처럼 절감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 민족공동체의 새 출발을 전제한다. 그러기에 그는 바빌론에서 해방되는 날 돌아가서 새로 세울 성전의 모습을 그리는 데 골몰한다(에제 40장).

참고문헌

김철헌, 「에스겔 : 이스라엘 신앙사」, 『기독교사상』 제99호(1966. 6).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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