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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예수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성전 주변의 장사꾼을 추방했다. 대사제와 율법학자들이 "당신은 대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시오?"(마르 11, 28 병행)라고 물었다.

바리사이파들은 예수에게 하늘로부터 오는 표정을 보여달라고 한다(마르 8, 11 병행). 이 같은 요청들은 그의 행태가 그들이 공인하고 있는 위치와 전혀 부합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특수한 카리스마가 있으면 증거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는 거짓 행각자로 규탄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요청을 번번이 거부해버렸다.

그는 모세의 법을 정면으로 파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마르 3, 2 참조). 무슨 권위로? 그는 그의 제자가 되려는 자가 먼저 자기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겠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또 출가에 앞서 집안 식구들과의 작별인사도 허락하지 않았다(루가 9, 59~62). 이것은 그를 따르는 일이 어떤 윤리적 의무보다 중요하다는 입장, 아니 그를 따르는 일에 어떤 것도 병행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내게 오는 사람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나 아내나 자식이나 형제나 자매를 버려야 한다"(루가 14, 26)고 한다. 그가 무슨 권위로 그럴 수 있을까? 그가 수행해야 할 과제가 그 같은 '절대'를 요구하기 때문인가? 그러나 그는 그의 과제로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하면 인자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하겠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다(루가 12, 8~9/Q).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는 그의 말 자체에 대해서 중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의 말을 바탕으로 사는 자는 영구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모래 위에 세운집이 장마철에 당하는 운명같이 되리라고 한다(마태 7, 24 이하).

그는 하느님의 직접적인 뜻을 대변하며, 사람의 행위를 최후의 심판자처럼 현재에서 판정해버린다. 돌아온 탕자를 무조건 영접하는 아버지의 마음에서 하느님의 마음을 직접 보는 듯이 말하며(루가 15, 11 이하), 최후심판의 비유(마태 25, 31~46)에서 심판의 기준으로서, 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고 떠돌이를 맞아들이고 헐벗은 자에게 옷을 주고 병든 자를 돌보고 감옥에 갇힌 자를 찾아준 행위를 내세움으로써 전통적 종교의 가치관을 깨버리고, 마치 자신이 심판자이듯이 현재의 삶을 앞당겨 판단해 버린다. 또 바리사이파와 세리의 기도를 비교하여 세리가 그 직업을 그만두었다는 전제도 없이 그의 기도가 의롭다고 인정되었다고 판결한다(루가 18, 9). 그보다 더 결정적인 선언이 있다. 자신이 귀신을 쫓는 행위를 사탄의 두목을 결박하는 행위와 비기며(마르 3, 20 병행), 그 자신 하느님의 손에 힘입어 사탄을 하늘에서 추락시키고 있음을 전제한다(루가 11, 20/Q).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그는 누구인가?

제자들은 그를 '라삐'라고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러나 그의 교훈이나 행태는 라삐적이 아니다. 한편 세상사람들은 그가 예언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했다(마르 8, 28). 그를 이스라엘사에서 나타나는 인물의 유형에서 찾으면 예언자 계열에 둘 수밖에 없다.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앞당겨 현재를 심판한 데서 보면 그렇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말씀' 뒤에 자신을 숨기며, 아무리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해도 모세 율법의 울타리를 넘지 않는 데 대해서, 그는 모세의 법이 장애가 될 때에는 언제나 그것을 파기하며, 하느님의 말씀 대신 '나'와 '나의 말'을 정면으로 내세우기도한다. 이점에서 보면 이미 예언자의 영역을 넘어섰다.

베드로는 그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리스도'라는 개념은 일정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스도란 '메시아', 즉 기름을 부었다는 말의 그리스어 번역이다. 그런데 '메시아'라는 개념 속에는 여러 갈래의 상(像)들이 있다. 메시아는 새 에온(때)에 나타날 구원자다. 그러나 그가 어떤 모양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세계의 종말과 더불어 구원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가 있었다.

그 종말에 나타날 존재로서 '인자'(人子)라는 개념도 있다. 처음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를 메시아라고도 하고 인자라고도하였다. 그것은 예수에 의해서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고백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백에는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예수의 생애가 전통적인 메시아 상에도 맞지 않고 또 인자상에도 부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음서에 나타난 메시아 또는 인자에 대한 그 시대의 표상만도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큰 권능과 영광으로 구름을 타고 올 것이다(마르 13, 26). 그는 갈릴래아나 나자렛 같은 데서 나지 않고 예루살렘에서 태어날 것이다(요한 7, 411, 46). 그는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게 온다(요한 7, 27). 그는 베들레헴에서 날 것이다(마태 2, 6 이하 참조). 또는 그는 다윗의 자손으로 올 것이라는 주목할 만한 주장 등이다. 그러나 예수의 생애는 이러한 상에 맞지 않는다. 예수는 갈릴래아에서 났다(마르 1, 9). 그가 일인칭으로 인자라는 말을 하는 경우는 에제키엘적 용법으로 단순히 '인간'이라는 뜻으로 쓴다. 만일 그가 '인자'로 다니엘적 메시아를 의미했다면 제자들이 그를 그렇게 불렀을 터인데, 그런 일은 전혀 없다. 그를 다윗의 자손으로 묶으려는 노력에 반해서(마르, 루가의 전역사), 그는 다윗의 자손이 아니라고 언명한 예수의 발언이 있다(마르 12, 35~37 병행).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수는 권능과 영광으로 구름을 타고 온 것이 아니다. 그의 일생은 수난의 길이다. 영광과 권능의 메시아상과 예수의 이 수난의 길은 너무나도 동떨어진 모습이다.

이러한 문제는 베드로의 그리스도 고백과 그 다음의 예수가 베드로를 책망한 데서 잘 나타난다. "주는 그리스도입니다"라고 한 베드로는 예수가 수난을 당해서 죽음을 당하리라는 예고를 듣고 그 길을 막으려고 하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는 준엄한 책망을 들었다. 이것은 베드로가 생각한 그리스도상이 예수의 길과 다른 것이었음을 말한다. 즉 그리스도가 수난을 당하리라는 것은 전혀 계산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사실상 그의 제자들은 그의 십자가의 죽음과 동시에 그에 대한 온갖 기대를 포기하였던 것이다.

그러면 그는 누구이며 무슨 권위로 그렇게 대답했는가? 이 물음을 그대로 안고 다른 측면에서 보자.

참고문헌

김철손, 「신약에 있어서의 예수의 권위」, 『기독교사상』 제6호(1958.1).

판그리츠, A., 「예수와 부정의 체계」, 김창락 편역, 『새로운 성서해석, 무엇이 새로운가』(한국신학연구소, 1987).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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