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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부활사건

마르코복음에서 주목할 핵심적인 구절이 있다. 그것은 1장 14절이다.

요한이 잡힌 후에 예수께서 갈릴래아로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이 편집구는 많은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이 잡힌 후"란 정치적 정세다. 세례자 요한을 체포한 자는 갈릴래아의 봉건 영주 헤로데 안티파스이다. 그리고 결국 세례자 요한은 그에 의해서 처형되는데, 마르코에는 단순히 요한이 그의 불륜을 힐책했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요세푸스는 그보다 더 복잡한 배경을 전한다. 그것은 세례자 요한이 민중을 선동한 소요죄 때문에 잡힌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군주가 지배하는 바로 그 지역을 예수가 그의 활동의 장으로 삼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암시한다. 갈릴래아는 예수의 고향이다. 마태오와 루가는 갈릴래아를 피하여 예수의 고향을 다윗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나타내려고 하는데, 마르코에는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 마르코에서는 갈릴래아가 바로 그의 상황이며, 그는 바로 세례자 요한이 잡혔을 때 귀향을 결정한 것이다.

갈릴래아는 '이방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유다 지방에서 볼 때는 소외된 변두리 지역으로 멸시의 대상이었다. 이것은 마태오(4, 12~16)와 요한복음(1, 46)에도 전해진다. 갈릴래아는 예수 당시에 이미 우범지대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므로 갈릴래아 사람하면, 곧 저항자 또는 불온분자로 낙인이 찍혔다. 그래서 베드로도 예수처럼 갈릴래아 사람이니 예수의 추종자일 것이라고 한다(마르 14, 67). 갈릴래아 지방은 적어도 60여년을 이방인들에게 점유되어 분단의 비극과 설움을 겪은 지역이다. 거기에 더해서 예루살렘으로부터 멸시받고, 경제적으로는 갈릴래아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 농촌이 거의 착취당함으로써 가난에 시달렸다. 그곳은 역사로 보나, 경제적으로 보나, 무엇보다도 그러한 결과로 모인 젤롯당의 웅거지임을 감안할 때, 그곳은 바로 민중의 지대이다.

이 점을 마르코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줄곧 갈릴래아 사람이라는 편집구로 예수와 그의 운동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갈릴래아는 무조건 예수를 환영한다. 그것은 제 고향에 사는 사람이 느끼는 안정감과도 흡사하다. 예수와 갈릴래아 민중과의 사이는 밀월관계다. 그저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믿고 의지한다. 가끔 예수에게 항거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은 거의 예외없이 예루살렘에 뿌리박은 계층이다. 그들을 때로는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 또는 그저 서기관과 바리사이라고 한다(마르 7, 18, 38, 22 등). 이것은 벌써 갈릴래아의 민중과 예루살렘을 점유한 계층과의 근본적 대립을 암시하고도 남음이 있다(『갈릴래아의 예수』 참조). 이러한 전제를 갖고 다음의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활한 예수가 여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대들은 지금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가서 전에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는 그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니 거기서 그를 뵈올 것이라고 전하라(마르 16, 7).

이것은 이미 마르코 14장 28절에 예고된 바의 재확인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예루살렘에서 죽었으며 또 그곳에 묻혔다는 사실이다. 그가 부활했다면 바로 그곳에서 부활해야 했을 것이다. 사실 마르코는 빈 무덤설화로 그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루가복음은 일관하여 예루살렘에서 죽은 그가 그곳에서 부활했을 뿐 아니라 또한 그곳에서 시현(示現)할 것을 전제하면서, 마르코의 전승을 약간 바꾸어 "갈릴래아에 계셨을 때 너희에게 말한 것을 기억하라"(루가 24, 6- 7)고 함으로써 다른 이야기를 한다. 예루살렘에서 부활한 예수의 시현을 당연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래야만 한다는 루가의 전제는 마르코의 그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면 왜 마르코는 갈릴래아를 새로운 생명으로 만날 장소로 지정했을까? 분명히 예루살렘 현시전승이 있었는데 말이다(루가의 자료, 루가복음, 사도행전). 이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이미 그곳에 그리스도의 중심이 옮겨진 때문(W. Marxen)이라느니, 저자의 삶의 자리가 그곳이기 때문이라느니 등등. 그렇다면 또 하나의 가설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그곳이 그가 처음 만난 민중의 장이기 때문이라고.

예수가 만난 민중, 아니 민중으로서 예수의 본거지는 갈릴래아이다. 예루살렘은 그를, 그러니까 민중을 죽인 장이다. 만일 마르코가 예수운동이 복수운동(復讐運動)이라고 보았다면 바로 그가 죽은 자리에서 그를 죽인 자들에게 현시해서 저들을 졸도하게 함직도 하다. 그러나 그의 십자가의 수난이 복수의 악순환을 끊는 행위라고 볼 때, 그리고 부활이 새 생명의 출발이라고 볼 때 세계로의 사대문이 열린 갈릴래아, 민중의 장인 갈릴래아를 새로운 만남의 장으로 한 것은 한 차원 높은 해석이다.

갈릴래아에서 만나자! 갈릴래아의 민중 예수! 그러나 갈릴래아의 민중들, 그들은 십자가처형 뒤 두려움으로 인해 도주함으로써 무참하게도 그들의 약점을 노출시켰다. 그것이 그들의 진상이다. 그러한 그들에게 저가(저들이) 부활했다면, 그것이 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그곳에서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르코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는 메시지만 전달하고는 그의 서술의 붓을 놓아버렸다는 사실이다.21)16, 7장 이하가 분실됐으리라는 주장도 있으나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히 의도적이다. 그것은 벌써 40년이나 지난 과거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수난중에 있는 민중의 곧 있을 미래, 죽음에서 승리한 예수와 더불어 새 모습으로 만남으로써 펼쳐질 미래의 일, 즉 희망을 제시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한 해석일 것이다(W. Marxen).

참고문헌

안병무, 「갈릴리에서 만나자」, 『현존』 제28호(1972. 2).

강요섭, 『복음의 시작 : 길의 전설』(한국신학연구소, 1991).

김득중, 『마가복음의 부활신학』(컨콜디아사, 1981).

김창락, 「예수의 부활-민중의 일어섬」, 『기독교사상』 제32호(1985. 4).

김경희, 「현현보도와 부활선포」, 『종교신학연구』 제1호(1988).

성종현, 「예수의 죽음과 부활」, 『장신논단』 제6호(1990).

이영한, 「예수의 부활과 빈 무덤 : 마르코복음 16장 1~8절에 관한 성서주석학적 고찰」, 『신학전망』 제92호(1991. 봄).


| 안병무전집1 |
역사와 해석
(한길사)
List of Articles
표지
증보판에 부치는 말
머리말
       
제1부 고전(古典)으로서의 성서
       
제1장 고전의 의미
    1. 인류와 고전
    2. 현대인과 고전
제2장 성서의 특성
제3장 성서를 보는 눈
제4장 성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주체
제5장 성서의 자료와 편집
       
제2부 약속을 믿고 산 민족사 : 구약
       
제1장 한 책의 민족 이스라엘
제2장 인간사 서장
    1. 창조된 세계와 인간(아담)
    2. 잘못 출발된 역사
제3장 도상의 나그네
    1. 족장들
    2. 탈출의 족장 : 아브라함
    3. 하느님과 겨룬 사나이一야곱
제4장 엑소더스
    1. 히브리
    2. 모세
    3. 하느님과의 계약
    4. 십계명
제5장 종족공동체의 형성
    1. 가나안 정착
    2. 이스라엘 종족동맹
    3. 판관들
        1) 판관 삼손(판관 13~16장)
        2) 판관 기드온(판관 6~8장)
제6장 왕국시대
    1. 왕권과 국가
    2. 다윗왕조
    3. 왕국시대
        1) 솔로몬 왕
        2) 분단 200년
제7장 예언자
    1. 예언자의 현장
    2. 찬양과 저주一나단
    3. 왕권과의 대결자一엘리야
    4. 종교보다 정의를一아모스
    5. 남은 무리 一이사야
    6. 심판과 새 가능성 一예레미야
    7. 해골의 부활一에제키엘
    8. 너 위한 수난一이름없는 예언자
    9. 예언자의 말의 성격
    10. 과거, 현재, 미래
   
제3부 새로운 개벽 : 신약
   
제1장 예수의 사건
    1. 예수의 시대상
    2. 역사와 해석자
    3. 예수의 선포
        1 ) 하느님 나라의 초대
        2) 낡은 질서와의 대결
    4. 예수의 행태
        1) 무슨 권위로
        2) 예수와 민중
    5. 십자가 처형
    6. 갈릴래아에서 만나자一부활사건
제2장 예수운동의 전진(사도행전)
    1. 예루살렘에서의 예수의 민중운동
    2. 이스라엘 민중운동의 목표와 사상
    3. 민중사실
제3장 바울로의 삶과 증언
    1. 그의 삶
        1) 바울로의 위치
        2) 민중사건에 항복한 사울
        3) 바울로의 연대기
    2. 바울로의 증언
        1) 인간세계 심판
        2) 사람됨의 조건
        3) 죽음에서의 탈출
    3. 그리스도와 역사
    4. 자유인의 길
        1) 앞을 향해 달리는 삶(필립 13,1~14)
        2) 하느님 앞에 선 존재 (갈라 4, 1~10)
        3) 이웃과 더불어의 존재
    5. 바울로의 민중론
        1) 고린토교회의 사회계층
        2) 민중을 보는 바울로의 눈
        3) 택함을 받은 민중
    6. 바울로의 수난기
        1)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2) 예루살렘에서
        3) 문제점들
        4) 바울로는 ‘정치범’이 아닌가
        5) 예수의 수난사와 바울로의 수난기
제4장 요한의 증언
    1. 요한복음의 특이성
        1) 공관서와의 관계
        2) 요한의 정신적 풍토
        3) 예수의 새 해석
    2. 개벽의 선언
    3. 갈림길
제5장 박해와 희망(계시록의 신앙)
    1. 묵시문학의 성격
    2. 로마제국과의 대결
    3. 결단할 때
    4. 영원의 노크
    5. 마라나타
한국어로 된 성서 연구 참고문헌
전집간행에 부치는 말
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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